다문화 가정 주부, 장학금에 ‘감사편지’ _플라멩고는 지고 있거나 이기고 있다_krvip

다문화 가정 주부, 장학금에 ‘감사편지’ _바나나 전략_krvip

"독지가로부터 장학금을 받고 보니 우리도 당당한 한국사회의 일원이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됐습니다" 충북 제천시 백운면 화당초등학교 학부모인 아더리타 이오르피아노(여.37.필리핀) 씨는 두 자녀의 운동회가 열렸던 지난 달 21일 학교에 갔다가 뜻하지 않은 장학금을 받은 뒤 너무나 고마워 자녀들을 열심히 키우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최근 담임교사에게 보내 왔다. 필리핀에서 태어난 이오르피아노 씨는 1997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생면부지의 제천 화당리 농촌 가정으로 시집와 올해로 11년째를 맞고 있는데 그 사이 강원희(10.3학년) 양과 구원(7.1학년) 군 남매를 낳고 어렵게 살고 있다. 그녀는 부유한 환경을 꿈꾸며 국제결혼을 통해 우리나라에 왔지만 어려운 시골 살림과 말도 통하지 않는 여건 탓에 스스로 이방인이라는 이질감과 고향 생각으로 눈물도 많이 흘렸다며 특히 남매를 공부시키기가 너무 힘들어 둘을 낳은 것을 후회한 적도 많았다고 적었다. 그러나 남매 운동회 날, 이 학교 동문들이 모교를 찾아와 가정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전해달라며 내놓은 280만원 가운데 30만원의 장학금을 받은 이오르피아노씨는 우리 가정도 한국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에 크게 감격했다고 밝혔다. 또 마을 주민들이 모두 나와 어린이들과 함께 운동도 하고, 노인들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 한구석에 있던 이방인이란 안개가 말끔히 걷히면서 아이들을 훌륭한 사람으로 키워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날 하루 종일 구슬땀을 흘리며 경기에 참가한 자신의 남매가 다른 아이들과 똑같은 이 나라의 꿈나무임을 새삼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뿌듯해했다.